자녀에게 자동차를 그냥 넘겨주면 증여세가 나올까?

퇴직을 앞두거나 60대가 되면 자동차를 정리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운전하는 횟수가 줄어들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중고차로 팔아봐야 얼마 받지도 못하는데 그냥 아들 주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자동차도 엄연히 재산입니다. 돈을 받지 않고 자녀에게 소유권을 넘겨주면 세법상 증여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부모가 타던 자동차를 자녀에게 주기만 하면 무조건 증여세를 내는 것은 아닙니다. 자동차의 가치와 최근 10년 동안 자녀가 부모로부터 받은 다른 재산까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 아래 사례는 특정인의 실제 인터뷰가 아니라 부모가 사용하던 자동차를 자녀에게 넘기는 과정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실제 세금은 차량가액과 과거 증여내역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10년 탄 차인데 아들에게 그냥 주면 안 되나요?”
62세 박 씨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퇴직한 뒤 출퇴근을 하지 않게 되면서 자동차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10년 가까이 탄 자동차였지만 아직 운행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아들이 말했습니다.
“아버지, 차 거의 안 타시잖아요. 제가 출퇴근할 때 타면 안 돼요?”
박 씨도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중고차로 팔아 큰돈을 받을 것도 아니니 아들에게 그냥 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명의를 바꾸려고 알아보다가 궁금해졌습니다.
“자동차도 재산인데 그냥 주면 증여세가 나오는 것 아닌가?”
맞습니다. 자동차를 돈을 받지 않고 자녀에게 이전하는 것도 증여 문제를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동차 가격입니다.
성인 자녀라면 10년간 5,000만원 공제를 먼저 확인합니다
2026년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성인 자녀가 부모 등 직계존속에게 증여받을 경우 기본적으로 10년 동안 합산해 5,000만원까지 증여재산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미성년 자녀라면 이 공제액은 2,000만원입니다.
따라서 박 씨가 성인 아들에게 현재 가치가 1,000만원 정도인 자동차를 증여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지난 10년 동안 부모 등 직계존속으로부터 다른 증여를 받은 적이 없다면, 자동차 가액이 5,000만원 공제 범위 안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납부할 증여세가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서 중요한 표현은 “자동차는 증여가 아니다”가 아니라 “증여에는 해당하지만 공제를 적용한 결과 납부할 증여세가 없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은 의미가 다릅니다.
자동차 가격만 5,000만원 이하이면 무조건 괜찮을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박 씨의 아들이 5년 전에 부모에게 현금 4,000만원을 증여받았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자동차를 받았습니다.
이때 자동차만 따로 떼어놓고
“차가 2,000만원밖에 안 하니까 5,000만원 이하잖아.”
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증여재산공제는 해당 증여만 보는 것이 아니라 10년 이내에 공제받은 금액을 합산해서 한도를 적용합니다.
따라서 자동차를 자녀에게 주기 전에 한 번 물어봐야 합니다.
“최근 10년 동안 이 자녀에게 현금이나 주식 등 다른 재산을 증여한 적이 있었나?”
이것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000만원짜리 차를 100만원에 팔면 증여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냥 주면 증여라니까 100만원 받고 팔았다고 하면 되겠네.”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것은 권할 수 없습니다.
세법에서는 가족 간 거래라고 해서 계약서에 적은 금액만 무조건 그대로 인정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 가치와 비교해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재산을 이전하면 저가 양도에 따른 증여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상적으로 증여할 생각이라면 억지로 매매 형식을 만드는 것보다 실제 거래내용에 맞게 처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동차를 넘기면 증여세만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박 씨는 처음에는 증여세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명의를 아들에게 이전하려고 하니 또 다른 비용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취득세와 자동차 이전등록입니다.
자동차 소유권을 이전하면 새 소유자인 자녀 명의로 이전등록을 해야 하고 취득에 따른 지방세 문제도 발생합니다.
일반적인 차량 취득과 별개로 다자녀 가구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자동차 취득세 감면제도도 존재합니다. 2026년 8월 말 기준 관련 법령에 따라 자녀 수와 차량 종류에 따라 감면 범위가 달라집니다.
즉,
“증여세가 0원이니까 아무 비용도 없다.”
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증여세와 자동차 취득·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방세 및 등록비용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박 씨는 자동차부터 넘기지 않고 세 가지를 확인했습니다
아들에게 자동차 열쇠부터 건네주려고 했던 박 씨는 결국 순서를 바꿨습니다.
먼저 현재 자동차의 가치를 확인했습니다.
두 번째로 아들이 최근 10년 동안 부모에게 증여받은 재산이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세 번째로 자동차를 이전등록하면서 발생하는 취득세와 비용을 확인했습니다.
확인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고 명의부터 변경했다면 나중에 다시 알아봐야 할 일이 생길 뻔했습니다.
결혼하는 자녀에게 차를 주는 경우에는 하나 더 확인하세요
자녀가 결혼을 앞두고 있다면 별도의 증여재산공제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행법은 직계존속으로부터 혼인일 전후 2년 이내에 증여받는 경우 기존 증여재산공제와 별도로 최대 1억원의 혼인 증여재산공제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출산의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 아래 별도 공제가 있습니다. 다만 혼인·출산 공제는 서로 합산해 적용되는 한도가 있으므로 구체적인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따라서 결혼을 앞둔 자녀에게 자동차와 현금을 함께 지원한다면 자동차만 따로 생각하지 말고 전체 증여계획을 함께 계산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차가 오래됐는데 가격은 어떻게 판단하나요?”
이 부분에서 많은 분이 헷갈립니다.
새 차 가격이 4,000만원이었다고 해서 10년 뒤 자녀에게 넘길 때도 무조건 4,000만원의 재산을 증여한 것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10년 탔으니 이제 거의 가치가 없겠지.”
라고 임의로 100만원이라고 정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자동차는 연식, 차종, 상태 등에 따라 가치가 달라집니다. 따라서 증여 시점의 차량가액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지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고가 차량이라면 특히 세무서나 세무전문가에게 평가방법을 확인한 뒤 이전하는 편이 좋습니다.
자동차보험도 잊으면 안 됩니다
명의만 바꾸고 끝났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 운전을 하려면 보험 문제도 확인해야 합니다.
부모님 명의의 자동차보험을 그대로 두고 자녀가 운전하면 운전자 범위나 연령조건 등에 따라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동차를 자녀에게 넘기는 날을 기준으로 이전등록과 자동차보험 가입·변경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박 씨도 결국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차 가져가는 건 좋은데 명의하고 보험부터 제대로 바꾸고 타자.”
이 한마디가 중요합니다.
자녀에게 자동차를 줄 때는 이렇게 생각하면 쉽습니다
복잡해 보여도 순서는 간단합니다.
자동차 현재 가치 확인 → 최근 10년간 부모로부터 받은 증여 확인 → 증여재산공제 확인 → 증여세 여부 확인 → 취득세 등 이전비용 확인 → 자동차 이전등록 → 보험 변경
이렇게 하나씩 처리하면 됩니다.
특히 성인 자녀에게 적용되는 5,000만원 공제는 자동차 한 대당 5,000만원이 아니라 최근 10년간 직계존속으로부터 받은 증여와 관련해 적용되는 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
부모가 타던 중고차를 자녀에게 그냥 주는 것은 가족끼리 흔히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가족끼리라고 해서 자동차의 재산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자동차를 증여했다고 해서 무조건 증여세 고지서가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자동차도 증여재산이 될 수 있지만, 성인 자녀라면 최근 10년간의 다른 증여와 합산해 기본공제 5,000만원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박 씨처럼 오래 타던 자동차를 자녀에게 주려고 한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자동차 키를 건네주는 것이 아닙니다.
“이 차의 현재 가치는 얼마인가?”
“최근 10년 동안 자녀에게 다른 재산을 준 적이 있는가?”
“명의이전할 때 세금과 비용은 얼마인가?”
이 세 가지부터 확인해보세요.
큰돈이 오가는 가족 간 거래일수록 처음부터 제대로 기록하고 정식으로 명의를 이전해두는 것이 나중에 자녀에게도 가장 깔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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