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은 자동차, 계속 탈까 바꿀까?

자동차를 10년 정도 타기 시작하면 한 번쯤 고민하게 됩니다.
“아직 잘 굴러가는데 계속 타는 게 나을까?”
“수리비가 계속 들어가는데 이제 바꾸는 게 낫지 않을까?”
특히 퇴직 후에는 자동차를 새로 사는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예전처럼 매달 월급이 들어오는 것도 아닌데 자동차 한 대를 바꾸려면 적지 않은 목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오래된 자동차를 무조건 아껴 탄다고 돈을 절약하는 것도 아닙니다. 수리비와 정비비가 계속 늘어나면 오히려 새 차나 상태 좋은 중고차로 바꾸는 것이 나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60대라면 자동차의 연식보다 앞으로 들어갈 돈을 계산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아래 사례는 특정 개인의 실제 인터뷰가 아니라 10년 이상 된 자동차를 운행하는 중장년층이 흔히 겪는 상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정비비와 차량가액은 차종과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12년 탔는데 멀쩡한 차를 왜 바꿔?”
64세 김 씨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김 씨의 자동차는 올해로 12년째입니다. 회사에 다닐 때 구입해서 출퇴근과 가족여행에 사용했고 주행거리도 상당히 늘었습니다.
퇴직한 뒤 아들이 말했습니다.
“아버지, 이제 차도 오래됐는데 바꾸세요.”
김 씨는 아까웠습니다.
“시동 잘 걸리고 잘 달리는데 뭘 바꿔. 자동차는 고장 날 때까지 타는 거야.”
그런데 어느 해부터 정비소에 가는 횟수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배터리를 교체했고 타이어도 바꿨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부품에서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그때 김 씨는 처음으로 생각했습니다.
“차를 안 바꾸는 게 정말 돈을 아끼는 걸까?”
10년 됐다고 자동차를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입니다.
자동차가 10년 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교체할 필요는 없습니다.
차량 상태가 좋고 정기적으로 관리했으며 큰 고장이 없다면 더 오래 운행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자동차관리법은 승용자동차의 정기검사 주기를 정하고 있으며, 비사업용 승용자동차는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안전 관련 상태를 확인하게 됩니다. 자동차검사에서는 제동장치, 조향장치, 등화장치 등 여러 안전 관련 항목을 확인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연식만 보지 말고 현재 차량의 실제 상태를 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자동차를 바꿀 때 가장 먼저 계산할 것은 ‘새 차 가격’입니다
김 씨가 현재 차를 계속 타면 올해 예상 정비비가 150만원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수리비가 150만원이나 나오는데 그냥 차를 바꾸자.”
그런데 새 자동차를 3,500만원에 구입한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기존 자동차를 500만원에 처분하더라도 상당한 추가 자금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취득세와 보험료 등의 비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영업용 승용자동차의 일반적인 취득세 표준세율은 7%입니다. 다만 경차나 감면 대상 등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리비 150만원이 아깝다는 이유로 수천만원짜리 자동차를 사는 것이 반드시 경제적인 선택은 아닙니다.
1년치 자동차 비용을 종이에 적어보세요
김 씨는 정비소에 다녀온 뒤 종이에 자동차에 들어간 돈을 적어봤다고 해보겠습니다.
보험료 70만원.
자동차세 20만원대.
엔진오일과 소모품 30만원.
수리비 100만원.
그리고 주유비.
그동안에는 한 번씩 돈이 나가니까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1년치를 합쳐보니 생각보다 컸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보험료·자동차세·주유비는 새 차로 바꿔도 상당 부분 계속 발생합니다.
따라서 오래된 자동차를 바꿀지 판단할 때는 전체 유지비를 전부 수리비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실제로 비교해야 할 것은 노후차 때문에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입니다.
타이어와 배터리 교환을 ‘고장’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김 씨는 어느 해 타이어 네 개와 배터리를 한꺼번에 교환했습니다.
돈이 많이 나가자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차 이제 돈 먹는 하마네.”
하지만 타이어와 배터리, 와이퍼, 엔진오일 등은 자동차를 바꾸지 않아도 언젠가는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입니다.
새 차도 몇 년 지나면 교체합니다.
그래서 자동차 교체 여부를 판단할 때는 정상적인 소모품 교환비와 노후화 때문에 발생하는 고장수리비를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오래된 차가 실제보다 훨씬 많은 돈을 먹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수리가 반복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반대로 10년 넘은 자동차에서 큰 문제가 반복된다면 교체를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비소에 갔더니 올해 150만원을 수리했고 앞으로도 큰 수리가 예상된다고 해보겠습니다.
수리한 지 두 달 만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여기에 주행 중 시동이나 제동, 조향 등 안전과 직접 관련된 문제가 반복된다면 단순한 경제성만으로 판단할 일이 아닙니다.
자동차검사에서도 제동장치와 조향장치 등은 안전과 직결되는 주요 검사 항목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정비업체에서 차량 전체 상태를 점검받고 앞으로 예상되는 수리 항목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이렇게 ‘3년 비용’을 비교해보겠습니다
김 씨 자동차의 현재 중고차 가치가 500만원이라고 해보겠습니다.
앞으로 3년 더 탄다면 예상되는 추가 정비·수리비가 300만원 정도라고 가정합니다.
반대로 3,000만원짜리 자동차로 교체한다면 기존 차량 판매금액을 빼더라도 상당한 목돈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올해 수리비만 비교하면 안 됩니다.
기존 차를 3년 더 보유했을 때 예상비용과 차를 교체했을 때 실제로 추가 투입되는 돈을 비교해야 합니다.
여기에 새 차를 샀을 때 몇 년 뒤 차량 가치가 얼마나 떨어질지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동차는 구입한 뒤 가치가 떨어지는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퇴직 후에는 주행거리도 꼭 보세요
김 씨는 회사에 다닐 때 1년에 2만km 가까이 운전했다고 해보겠습니다.
퇴직 후에는 1년에 5,000km도 타지 않았습니다.
이 경우 자동차를 새로 사는 판단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장을 보거나 병원에 가는 정도라면 3,000만~4,000만원짜리 새 차를 구입하는 것이 과연 필요한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방에 자주 가거나 장거리 운전을 많이 하고 배우자와 여행을 자주 한다면 안전성과 편의성을 고려해 교체할 이유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나이보다 주행거리와 자동차 사용목적을 먼저 보는 것입니다.
“수리비가 차값보다 많이 나오면 바꾸면 되나요?”
흔히 이런 기준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중고차 가격과 수리비만 단순 비교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현재 중고차 가치가 300만원인데 수리비가 150만원이라고 해보겠습니다.
“차값 절반이나 수리비가 나오니까 폐차해야겠다.”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리 후 2~3년을 안전하게 더 탈 수 있고 새 차를 사려면 3,000만원이 필요하다면 150만원 수리가 경제적으로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150만원을 수리했는데 몇 달 뒤 다시 200만원짜리 고장이 예상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정비사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것만 고치면 당분간 괜찮습니까? 앞으로 1~2년 안에 큰돈 들어갈 곳이 또 있습니까?”
이 질문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연비 때문에 바꾸려고 한다면 계산부터 해보세요
오래된 차의 연비가 나빠 새 차로 바꾸고 싶다는 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 차와 새 차의 연료비 차이가 1년에 50만원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새 차를 사는 데 추가로 2,500만원이 필요하다면 연료비 절감만으로 자동차 가격 차이를 회수하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새 차는 연비가 좋으니까 돈을 아낀다.”
라는 말만 듣고 결정하기보다는 내가 실제 1년에 몇 km를 운전하는지부터 계산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퇴직 후 주행거리가 크게 줄었다면 연비 차이로 절약되는 금액도 생각보다 작을 수 있습니다.
안전장치는 돈으로만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서는 경제성만 따져서는 안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최근 자동차에는 차량에 따라 자동긴급제동, 차로이탈 경고, 후측방 경고 등 다양한 운전자 보조기능이 들어갑니다.
60대 이후에는 이런 기능을 이유로 자동차 교체를 고려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만 운전자 보조장치가 운전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며 차종마다 기능과 성능이 다릅니다.
따라서 기존 자동차의 안전상태가 좋지 않거나 운전하면서 불안함을 자주 느낀다면 단순히 “수리비가 싸니까 계속 탄다”만으로 결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김 씨는 결국 자동차를 2년 더 타기로 했습니다
김 씨는 정비소에서 차량 전체를 점검받았다고 해보겠습니다.
정비사는 당장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고 소모품을 제대로 관리하면 더 운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씨는 자신의 주행거리도 확인했습니다.
퇴직 후 1년에 약 6,000km밖에 운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일단 2년 더 타고, 큰 수리비가 발생하면 그때 다시 계산해보자.”
대신 조건을 하나 정했습니다.
한 번 큰돈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바로 차를 바꾸지 않고, 앞으로 예상되는 수리비까지 확인한 뒤 결정한다.
이렇게 기준을 만들어놓으니 정비소에 갈 때마다 새 차를 살까 고민하는 일이 줄었습니다.
60대라면 이 다섯 가지를 계산해보세요
자동차가 10년을 넘었다면 연식만 보지 말고 다음을 적어보세요.
① 현재 중고차 가격
② 최근 2년간 실제 고장수리비
③ 앞으로 1~2년 예상되는 큰 수리비
④ 1년 주행거리
⑤ 자동차를 바꿀 때 실제 추가로 필요한 돈
그리고 한 가지를 더 보세요.
안전입니다.
돈을 조금 아끼기 위해 위험한 차량을 계속 운전하는 것은 좋은 절약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안전에 문제가 없고 주행거리도 적으며 수리비가 크지 않은데 “10년 됐으니까 바꿔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퇴직 후 자동차를 바꿀 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내 차가 몇 년 됐지?”가 아니라 “앞으로 이 차에 얼마가 들어갈까?”
그 숫자를 새 차를 구입하는 데 필요한 돈과 비교해보면 계속 탈지 바꿀지 판단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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