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여러 병원에서 처방받을 때 주의해야 할 점

나이가 들수록 한 곳의 병원만 이용하기보다는 내과, 정형외과, 안과, 피부과 등 여러 병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문제는 각각의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다 보면 비슷한 성분의 약을 중복해서 복용하거나 함께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하는 약을 모르고 먹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여러 의사에게 진료받을 경우 의료진이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다른 약을 알지 못하면 약물 부작용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병원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다음 사항을 꼭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1. 새 병원에 가면 현재 먹는 약을 먼저 알려주세요
새로운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의사에게 가장 먼저 알려야 하는 것 중 하나가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입니다.
예를 들어 내과에서 혈압약을 먹고 있는데 정형외과에서 허리 통증 때문에 다른 약을 처방받는다면,
“제가 현재 혈압약과 콜레스테롤약을 먹고 있습니다.”
라고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약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면 약봉지나 처방전을 가지고 가는 방법도 좋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약봉지를 사진 찍어두는 것도 간단하면서 유용한 방법입니다.
2. 약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50·60대가 여러 가지 약 이름을 모두 외우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내가 먹는 약! 한눈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서비스에서는 병원·약국에서 조제받은 최근 1년간의 의약품 투약내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본인인증 후 자신의 투약이력을 확인하면 됩니다.
3. 같은 성분의 약을 중복해서 먹지 않는지 확인하세요
약 이름이 다르다고 해서 성분까지 다른 것은 아닙니다.
제약회사나 제품명이 달라도 같은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DUR 시스템도 처방·조제 과정에서 동일성분 중복이나 효능군 중복 등을 점검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약 이름만 보고
“이름이 다르니까 다른 약이겠지.”
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의사나 약사에게 현재 복용 중인 약을 보여주고 중복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 여러 병원에서 진통제를 받을 때 특히 확인하세요
예를 들어 허리가 아파 정형외과에서 약을 처방받은 뒤 치과 치료를 받고 또 진통제를 처방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기존에 먹던 약을 숨기거나 빼놓지 말고 알려주세요.
약국에서도
“다른 병원에서 받은 약을 함께 먹고 있는데 같이 먹어도 괜찮은지 확인해주세요.”
라고 물어보면 됩니다.
어떤 약을 중단해야 하는지는 본인이 결정하지 말고 의료진에게 확인해야 합니다.
5. 처방약뿐 아니라 일반약도 알려주세요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만 이야기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약국에서 직접 구입해서 먹고 있는 진통제, 감기약, 소화제, 알레르기약 등 일반의약품이 있다면 함께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 처방약과 성분이 겹치거나 함께 복용할 때 확인이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감기약이나 진통제처럼 여러 성분이 섞여 있는 약은 약사에게 제품명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6. 건강기능식품도 함께 이야기하세요
비타민, 오메가3,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이라고 해서 현재 먹고 있는 처방약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병원에서
“현재 복용 중인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있습니까?”
라고 물어보면 빠뜨리지 말고 알려주세요.
특히 여러 종류를 복용한다면 제품을 직접 가져가거나 제품명과 성분표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보여주는 것이 편리합니다.
7. 약 알레르기나 부작용 경험도 반드시 알려주세요
예전에 어떤 약을 먹은 뒤 심한 발진이나 호흡곤란 등 이상반응을 경험했다면 새로운 병원을 방문할 때 반드시 이야기해야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내가 먹는 약! 한눈에’ 서비스에서도 개인별 의약품 알레르기·부작용 정보를 등록하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등록했다고 해서 의료진에게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진료할 때 직접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8. DUR이라는 제도도 알아두세요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은 의사나 약사가 약을 처방·조제할 때 의약품 안전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처방·조제 과정에서 환자의 투약이력과 DUR 기준을 비교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는 약이 발견되면 의료진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합니다.
대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항목에는 동일성분 중복, 효능군 중복, 병용금기, 연령금기, 용량주의, 투여기간주의, 노인주의 등이 있습니다.
다만 DUR에서 경고가 나타났다고 해서 그 처방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의학적으로 필요한 이유가 있다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처방될 수 있습니다.
9. 약국을 이용할 때도 다른 약을 먹고 있다고 말하세요
병원에서만 이야기하면 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약을 조제하는 약사에게도 현재 복용 중인 다른 약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병원에서 혈압약을 먹고 있습니다.”
“어제 치과에서 진통제를 받았습니다.”
“감기약을 따로 먹고 있습니다.”
라고 알려주면 됩니다.
약사는 처방·조제 과정에서 DUR 등을 활용해 의약품 안전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0. 약봉지를 바로 버리지 마세요
약을 받아오자마자 약봉지나 복약안내문을 버리는 분들도 있습니다.
가능하면 복용이 끝날 때까지 보관하세요.
약봉지에는 보통 약 이름과 복용방법 등 중요한 정보가 표시되어 있어 다른 병원을 방문할 때 유용합니다.
보관하기 번거롭다면 약봉지 앞뒤를 스마트폰으로 찍어두는 방법도 좋습니다.
11. 약을 한곳에 정리해두세요
집에 약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으면 현재 먹는 약과 예전에 먹던 약을 혼동하기 쉽습니다.
현재 복용 중인 약과 복용이 끝난 약을 구분해 보관하세요.
특히 처방받은 지 오래된 약을
“예전에 허리 아플 때 받은 약이니까 이번에도 먹어야겠다.”
며 임의로 다시 복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12. 임의로 약을 끊거나 줄이지 마세요
여러 병원에서 비슷한 약을 받았다고 생각되더라도 스스로 하나를 골라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약은 임의로 중단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약과 저 약이 비슷해 보이는데 둘 다 먹어야 하나요?”
라고 의사나 약사에게 확인하세요.
13. 복용시간도 확인하세요
약을 여러 개 먹게 되면
아침에 먹는 약,
식후에 먹는 약,
취침 전에 먹는 약 등 복용방법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처방받을 때 언제, 몇 알을, 하루 몇 번 먹어야 하는지 정확하게 확인하세요.
헷갈린다면 약봉지에 크게 표시하거나 별도의 복약표를 만들어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14. 가족과 복용약 정보를 공유해두세요
혼자 생활하거나 만성질환으로 여러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라면 가족 한 명 정도는 현재 복용 중인 약을 알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응급상황으로 병원에 가게 됐을 때 본인이 약 이름을 설명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휴대전화에
현재 복용약
이라는 제목으로 약 이름을 기록하거나 약봉지 사진을 별도 폴더에 저장해두는 방법도 좋습니다.
15. ‘내가 먹는 약! 한눈에’를 가끔 확인해보세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홈페이지와 모바일 건강e음 앱을 통해 최근 1년의 개인별 투약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병원을 여러 곳 이용한다면 한 번씩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이 서비스에는 처방만 받고 실제 조제하지 않은 의약품 등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터넷 조회 결과만을 현재 복용약 목록으로 생각하지 말고 실제 먹고 있는 약과 비교하세요.
16. 여러 병원을 다닌다면 이것만 기억하세요
가장 중요한 원칙은 간단합니다.
새 병원에 가면 현재 먹는 약을 모두 알려주기
약봉지나 처방전을 가져가기
일반약과 건강기능식품도 알려주기
과거 약 부작용이나 알레르기 경험 알려주기
약이 중복되는 것 같아도 임의로 끊지 않기
의사나 약사에게 같이 먹어도 되는지 확인하기
이 여섯 가지만 습관으로 만들어도 여러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꼭 기억하세요
여러 병원에서 처방받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각 병원과 약국에서 현재 어떤 약을 먹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DUR을 통해 의사와 약사가 처방·조제 단계에서 중복약과 금기·주의사항 등 의약품 안전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본인이 약봉지와 처방전을 관리하고 ‘내가 먹는 약! 한눈에’를 활용하면 자신의 복용약을 관리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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